본문 바로가기

양자역학

양자 엔트로피와 시간의 방향성

 

 

 

양자 엔트로피와 시간의 방향성 - 왜 우리는 '과거에서 미래로'만 시간 흐름을 인식할까?

 

시간은 왜 앞으로만 흐르나요? 

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왜 과거로는 못 돌아가고, 시간은 항상 미래로만 가는 걸까?"

 

예를 들어, 유리컵이 바닥에 떨어져서 깨지면, 우리는 그 유리조각들이 다시 컵으로 되돌아가는 걸 절대 볼 수 없지요.
하지만 물리학의 법칙만 보면 사실 '앞으로도, 거꾸로도' 다 똑같이 성립합니다.

 

그럼 왜 현실에선 항상 앞으로만 흐르는 걸까요?

힌트는 바로 "엔트로피(entropy)" 라는 개념에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물리학의 법칙이란,
특히 시간을 포함하는 기본 물리 방정식들을 뜻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법칙(또는 방정식)들을 말합니다:

 1. 고전역학(Newtonian Mechanics)의 운동 법칙

아이작 뉴턴이 만든 운동의 법칙들은, 시간의 방향을 앞으로 넣든, 거꾸로 넣든 잘 작동합니다.

 

예시
뉴턴의 두 번째 법칙

 

F = ma (힘 = 질량 × 가속도)

이 방정식은 시간에 대해 "대칭적"이에요.
즉, 어떤 물체가 앞으로 가는 걸 계산할 수도 있고,
거꾸로 되돌아가는 것도 계산이 가능합니다.

쉽게 말하면:

공이 공중으로 날아가다 떨어지는 걸 계산할 수 있다면,

공이 바닥에서 갑자기 튀어 올라가는 것(시간을 되돌린 상황)도 수학적으로 계산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2. 고전 전자기학(Maxwell's Equations)

 

전기와 자기의 작용을 설명하는 맥스웰 방정식들 역시 시간에 대해 대칭입니다.

즉, 전자기파가 앞으로 퍼져나가는 것도 계산할 수 있고,
그 파동이 시간 역방향으로 모이는 것도 이론상 가능합니다.

물론 실제 현실에선 뒤로 모이는 전자기파는 거의 안 보이지만,
수학적으로는 성립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양자역학의 슈뢰딩거 방정식(Schrödinger Equation)

 

이건 양자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방정식이에요.
전자의 상태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공식입니다.

이 방정식 역시 시간에 대해 가역적(reversible)이에요.

 

즉, 어떤 양자 상태가 시간이 지나 어떻게 변하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면,

그 상태에서 거꾸로 시간을 되돌렸을 때 어떻게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지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앞으로 재생할 수도, 뒤로 재생할 수도 있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에요.

 

하지만 여기엔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그런데! “엔트로피 증가” 법칙만은 예외예요!

바로 열역학 제2법칙입니다.

 

 "고립된 시스템의 엔트로피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한다."

 

이 법칙은 시간의 방향을 명확히 정해주는 법칙입니다.
거꾸로는 안 됩니다.
깨진 유리컵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대부분의 물리 법칙은 시간 대칭인데,

열역학의 제2법칙만은 시간 비대칭입니다.

이 불균형이 바로 우리가 "시간은 앞으로만 흐른다"고 느끼는 진짜 이유입니다.

 


 

양자 엔트로피와 시간의 방향성

 

 

 

 

 

엔트로피란 뭘까요?

 

엔트로피는 조금 어렵게 들릴 수도 있지만,
간단히 말하면 ‘어느 상태가 얼마나 어지럽혀져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 컵이 멀쩡할 땐 → 질서가 잘 잡힌 상태(엔트로피 ↓)
  • 컵이 깨졌을 땐 → 무질서한 상태(엔트로피 ↑)

즉, 엔트로피는 보통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질서 있는 상태는 딱 한 가지지만
어지럽혀진 상태는 수백만 가지나 되기 때문입니다.

 비유해 볼게요

  • 퍼즐이 완성된 상태는 1가지입니다.
  • 퍼즐 조각을 마구 흩뿌린 상태는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지요.

그래서 세상은 점점 더 어지러워지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우리가 시간의 흐름을 ‘앞으로 간다’고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양자역학에서는 시간이 거꾸로도 갈 수 있나요? 

 

양자역학에서는 놀랍게도,
기본적인 수학 방정식들이 시간에 대해 대칭적입니다.

예를 들어, 슈뢰딩거 방정식은 시간을 앞으로 계산해도, 뒤로 계산해도 결과가 나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항상 한 방향(미래)으로만 시간의 흐름을 느낄까요?

그 이유는 양자 상태가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코히어런스(coherence, 양자적 질서)를 잃고,
데코히어런스(decoherence, 고전적 무질서)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도 엔트로피가 증가하게 되고,
이것이 우리가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고 느끼는 시간의 방향성을 만들어냅니다.

즉, 양자 수준에서는 시간이 되돌아가는 것도 수학적으로 가능하지만,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만 우리가 ‘현실처럼 느낄 수 있는’ 방향입니다.

 


 

 

여러분, 혹시 비눗방울 여러 개가 겹쳐서 반짝이는 무지개빛 본 적 있나요?

또는, 밤하늘에 불꽃놀이가 퍼질 때의 반짝이는 선들을 본 적 있나요?

그런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빛이 어떤 규칙을 가지고 퍼지고, 겹쳐지고,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요.
이런 걸 과학에서는 "간섭"이라고 해요.

그런 간섭을 일으키는 상태가 바로 "코히어런스(Coherence)" 상태예요!

 

 코히어런스(Coherence)란 무엇일까요?

 비유 1: 합창단의 노래

코히어런스는

모두가 아주 정해진 리듬과 음으로 딱 맞춰 노래를 부르는 상태와 비슷해요.

예를 들어, 학교 음악시간에 30명이 "도레미파솔"을 딱 맞춰 부르면
소리가 아주 맑고, 아름답게 들리죠?

그게 바로 코히어런스 상태예요.
모든 파동(혹은 입자)이 리듬을 맞춰 ‘하나의 흐름’처럼 행동하는 상태예요.

 

 비유 2: 줄 맞춰 걷는 친구들

친구들이 운동장에서 줄 맞춰 걷는 걸 상상해보세요.

다 같이 왼발-오른발, 왼발-오른발 하면서 걸어요.

그러면 멀리서 볼 때, 정돈된 흐름처럼 보이죠?

이처럼 입자나 파동들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면 → 코히어런스 상태입니다!

 

 그럼 데코히어런스(Decoherence)는 뭐예요?

 

이제 친구들이 줄을 서서 걷다가…

어떤 친구는 신발끈이 풀려서 멈추고,

어떤 친구는 앞으로 달려가고,

누군가는 갑자기 옆으로 새요!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줄이 흐트러지고, 제각각 움직이는 상태가 되죠.
이게 바로 데코히어런스입니다!

 

양자 세계에서는,
전자나 원자 같은 입자들이서로 아주 정밀하게 얽혀 있거나 겹쳐져 있는 상태 → 코히어런스

하지만 이 입자들이공기, 열, 빛 같은 외부와 부딪히면 → 질서가 깨지기 시작해요.

이게 바로 데코히어런스 현상입니다.

 

양자역학에서 코히어런스
전자나 입자가 동시에 여러 상태에 있을 수 있게 해줘요.
(이걸 양자 중첩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외부와 접촉하면서 데코히어런스가 일어나면,
입자는 결국 하나의 상태로 "고정"돼요.

 

즉, 우리가 세상에서 ‘이건 여기 있다’, ‘이건 그거다’ 하고 볼 수 있는 건
데코히어런스 덕분에 ‘확정된 현실’처럼 느껴지는 것이에요!

 

 

 


 

 시간, 엔트로피, 의식 — 그 깊은 연결성

 

한 발짝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우리는 왜 "현재"라는 순간만 인식할 수 있을까요?

그 이유 중 하나로 제시되는 이론이 바로 "심리적 시간의 화살"입니다.

  •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지만, 미래는 예측만 할 수 있는 이유는,
    기억이 엔트로피 증가의 흔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죠.

예를 들어,

  • 컵이 깨지는 건 녹화해서 돌려볼 수 있습니다.
  • 하지만 깨지기 전의 컵을 상상할 수는 있어도, 실제로 거기까지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뇌도 우주의 다른 모든 시스템처럼,
엔트로피에 따라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양자엔트로피와 우주의 시공간

 

양자 엔트로피는 양자정보와 관련이 깊습니다.
특히 블랙홀이나 우주의 초기 상태처럼, 극단적인 환경에선
일반적인 엔트로피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블랙홀의 표면에서 발생하는 ‘호킹 복사’는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양자 정보 보존 원리와도 연결되고요.

또한, 최근 연구에서는 양자 엔트로피 흐름이 시공간 구조 자체를 만들어낸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른바 "시간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흐름에서 만들어진다"는 개념이지요.

 

 

예를 들어,

블랙홀은 정보를 가두는 물체예요.

그런데 블랙홀 밖에서 보면, 그 정보는 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정보는 절대로 완전히 사라질 수 없다”는 원칙이 있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시간과 공간도 결국은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즉, 우리가 '지금'이라고 느끼는 순간도,
정보의 흐름에서 잠깐 '고정된 프레임'일 수 있다."

 

이런 생각은 아주 새로운 우주론,
심지어 시간은 원래 존재하지 않았고 생겨난 것이라는
충격적인 주장까지도 이어집니다.